망우둘레길을 갔다가 내려오면서 망우동 의정부 부대찌개를 먹고 왔습니다.

 

의정부 부대찌개라는 이름의 부대찌개 전문점은 서울에만도 수십개나 되는데 맛은 대부분 비슷할 거라 생각합니다. 뭐 디테일한 차이들이 있을 수 있으나 기본 틀은 같다고 봅니다.

 

출처: 네이버 지도

우선 가격이 착한 것이 눈에 띕니다. 1인에 8천원은 지금은 싼 가격이지요. 여기도 마찬가지로 삼겹살도 팔고 있습니다. 부대찌개집이 홀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삼겹살을 같이 팔아주는게 영업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 같습니다. 부대찌개 단일 메뉴로 파는 집들이 조금 수명이 오래가지 못한 경우를 많이 봅니다. 예전에는 부대찌개 집이 삼겹살을 팔면 안좋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좋게 봅니다. 부대찌개 집이 안정적으로 오래 운영하려면 고기 굽는 장사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망우동 의정부 부대찌개

 

반찬 기본 세팅은 김치, 어묵, 무채김치, 오이지 무침이고 공기밥 포함입니다. 라면 사리는 2인 1개 기본입니다. 소막을 먹을려고 막걸리와 소주를 시켰습니다.

 

망우동 의정부 부대찌개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내용물을 확인합니다. 햄, 소세지, 두부, 파채, 김치, 다진마늘, 콩, 떡, 간고기에 다대기입니다. 국물은 맑은 느낌이 나는데 야채 육수 + 믹스인 것 같습니다. 주요 재료인 햄 소세지를 보완하는 각종 재료들이 밸런스가 좋고 국물이 적당히 담백하다는 것도 의정부 부대찌개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호에 따라 치즈(체다 치즈)를 하나 넣는 것도 괜찮겠네요.

 

국물맛을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데요. 국물이 진한 부대찌개가 있습니다. 주로 사골, 치킨스톡 등 동물의 뼈나 고기 육수 같은 것이 대표적으로 진한 국물입니다. 기본 국물의 색깔도 진하게 되지요. 체인점에서는 최근에 자주 갔던 이태리 부대찌개의 경우 국물이 진합니다. 반면 야채육수 (다시물에 야채를 함께 끓인) 계열은 색깔도 아래처럼 맑습니다. 근데 너무 야채육수만 쓰면 맛이 약할 수 있어서 여기에 치킨스톡을 섞기도 하고 다대기로 조절을 하기도 합니다. 다대기는 MSG의 농도로 최종 맛을 맞추는 작업을 하지요.

 

망우동 의정부 부대찌개

 

왜이렇게 자세히 아냐면 예전에 식당일을 하면서 부대찌개 메뉴를 개발한 적이 있기 때문이지요. 부대찌개 맛의 세계는 상당히 오묘한 부분이 있습니다. 햄소세지 종류 뿐 아니라 같이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맛의 배리에이션이 엄청 차이가 나지요.

 

햄소세지에 대해서는 딱히 설명을 안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수제햄 같은 것을 내세우지 않는 부대찌개 집은 거의가 통조림햄과 양산형 소시지를 넣는데 맛이 비슷합니다. 예전에 수제햄 쪽으로도 연구를 많이 했었는데 (햄소시지 제조 민간 자격증까지 땄음;;;) 사실 부대찌개에 넣으면 제일 맛있는 햄 중에 하나가 바로 '스팸' 입니다. 스팸이 건강에 안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이야기도 안나오고 다들 적당히 먹습니다. 한가지 추천은 저염 스팸을 먹는 건데요. 스팸 자체를 안먹어야지 저염이라고 뭐 거기서 거기라는 이야기도 있고 암튼 그렇습니다. 몸에 나쁜 것은 맛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찌개가 끓기 전에 미리 소막 한잔을 마셔줍니다. '등산 -> 막걸리' 이것도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올 수 없지요. 등산이 +라면 막걸리는 - 인데... 먹고 나서 더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도 합니다(그게 무슨 소용인가;;;)

 

 

국물이 끓기전에 양념장을 슬 풀어줍니다.

 

망우동 의정부 부대찌개

 

끓기 시작하면 라면사리를 하나 끓입니다. 처음에 면을 충분히 잠기게 해야 빨리 익습니다.

망우동 의정부 부대찌개

 

3분정도 끓이면 면을 먹을 수 있습니다. 어느새 국물도 새빨갛게 변했습니다. 잘 끓여졌다는 것이지요.

 

망우동 의정부 부대찌개

 

뜨뜻한 밥에 올려서 밥 한숟가락과 라면을 동시에 흡입하면 포만감이 크지요. 종류가 다른 탄수화물 중에는 궁합이 맞는게 있고 안맞는게 있는데 라면하고 밥은 굉장히 잘 맞습니다. 이걸 이해하려면 밥과 빵을 동시에 넣는 느낌을 상상해 보면 됩니다. 입안이 뻑뻑해지는 느낌이지요. 라면은 물기를 적당히 머금었기 때문에 밥맛을 더 부드럽게 해줍니다.

 

망우동 의정부 부대찌개

 

햄소세지와 라면을 함께 입안에 넣어도 맛이 좋습니다. 이제 폭풍 흡입만 하면 됩니다~

 

망우동 의정부 부대찌개

 

망우동 의정부 부대찌개는 매장도 넓고 대로변에 있어서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망우동 의정부 부대찌개

*간단 총평:

 

1. 다시간다 / 안간다?(재방문 의사): 간다

2. 가성비: 가성비 있다. 아직까지 1인 8천원으로 저렴하고 양이 충분하다

3. 맛: 무난하다.

 

서울에서는 위치가 조금 좋은 편은 아니지만 기회가 되면 한번 더 가보겠습니다. 작년에는 이태리 부대찌개에 많이 갔었는데 올해는 의정부부대찌개를 시리즈로 방문해볼까도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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