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흡연구역 리뷰
한강에 드디어 흡연구역이 생겨서 리뷰를 해봅니다.
그전에 알아야 할 것이, 원래 한강은 금연구역이 아닙니다. 한강에서 담배를 피우면 사람들의 눈총을 받겠지만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닙니다.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시민들이 의외로 많은데요. 서울시가 관리하는 공원은 대부분 금연 지역으로 적발시 과태료를 물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한강공원은 금연 구역으로 지정 되어 있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놀랄 사실이지만 그 스토리는 특별한 건 아닙니다.
한강이 본격적으로 공원으로 개발된 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닙니다. 민선 시장으로 바뀐후 오세훈(1선 때), 박원순 시장 시대에 이르러 공원화 사업이 진행되어서 많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강남의 반포한강공원이나 강북의 뚝섬유원지 그리고 전통의 여의도 한강공원까지 개발 진행이 많이 되었지요. 지금도 한강 둔치에는 새로운 시설물들이 건축되고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게 최근의 흐름이고 2000년대 이전 한강은 고수부지(高水敷地)라고 불리는 자연의 녹지였습니다. 그때는 한강공원에 간다는 말보다 고수부지에 간다고 말했습니다. 고수부지는 물이 높을 때 잠기는 부지라는 뜻 입니다. 지금도 장마철에 한강이 자주 침수되지만 치수공사가 미비했던 과거에는 더 빈번히 물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2000년도 초반만 해도 한강은 지금과는 관리가 전혀 달랐습니다.
예를 들어 잠수교가 잠기면 한강 둔치길이 토사로 뒤덮이는데 요새는 한 일주일 안에 치웁니다. 그런 장비와 인력이 있기 때문이지요. 과거에는 한달이고 두달이고 놔뒀습니다. 그 때는 자전거 타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그런 도로도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한강은 그냥 하천 개념으로 공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 이었지요. 우리가 시골길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딱히 제지하지 않는 이유와 비슷합니다. 오래전 1950년대에는 한강에서 빨래를 하거나 여름에 물놀이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겨울에 한강이 얼으면 스케이트를 탔다는 부모세대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서울시 입장에서 보면 한강은 어차피 주기적으로 물날리가 나는 곳으로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장마철에 한강의 수위를 조절하여 시민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 입니다. 지금도 그 목적이 높은 우선순위겠지요.
한강흡연구역을 리뷰하는데 설명이 많이 길어졌습니다만, 처음의 한강공원은 현재와 같이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시민공원은 아니었다- 는 것으로 왜 이제서야 흡연부스가 설치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반포한강공원 처럼 매년 수많은 사람들과 외국인들 까지 방문하는 곳은 정식공원으로 지정하여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던가 결론을 내야하는데 서울시의 최종 결정은 흡연부스 설치입니다. 서울시는 조만간 조례를 개정해 한강공원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흡연자들은 정해진 흡연구역에서만 담배를 피우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11개 한강공원에 35곳의 흡연구역을 지정하여 흡연부스 37동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작년 연말까지 20동 설치한다고 했는데 정확히 어디에 설치했는지는 아직 안내 지도가 나오지 않은 것 같구요. 37동이 다 설치된 후에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안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울시 새소식에 따르면 여의도 5개, 뚝섬 6개, 반포 6개 등 주요 한강공원을 1차적으로 설치했다고 합니다.
흡연구역이 궁굼해져서 여의도부터 따릉이를 타고 달려봤습니다. 여의도한강공원의 흡연부스입니다. 직사각형 모양의 철제 구조물이네요. 안에는 재떨이가 두개 있습니다.
유리 샷시가 있는 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보니 뚫려 있습니다. 모서리에 위아래로 점박이 구멍이 많이 나있는 건 연기가 빠져나가기 쉬워보입니다. 소화기도 있어서 혹시 모를 담배불 화재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게 11월말 정도에 설치되었으니까 한달 정도 지난거네요. 흡연부스는 생각보다 깨끗했습니다. 한강사업본부에서 재떨이와 청소를 주기적으로 하겠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잘 몰라서 이용률이 저조한 걸 수도 있습니다. 이제 한강에 흡연부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 흡연자들이 몰리면 ㄷㄷㄷ 깨끗하게 사용해야 겠습니다.
담배곽을 놓고 간 사람이 있네요. 여기에는 담배꽁초만 넣을 수 있게 되있습니다. 담배케이스는 가져가서 다른 휴지통에 버리던가 해야합니다. 여기다 버리는 곳이 없어요. 아마 서울시의 청소관리 차원에서 이렇게 만든 것 같습니다. 여기 청소는 꽁초수거만 전문으로 하는 분이 하시겠네요. (서울시 37개동이니까 따로 직원이 필요할 듯)
여의도에서 반포쪽으로 가면서 꽤 많은 흡연부스를 보았습니다. 숫자를 세보진 않았지만 여의도에만 한 3-4개 본 것 같고 반포대교까지도 몇개 더 본 것 같습니다. 한강흡연부스는 주로 자전거도로의 근처에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쉽게 찾을 수 있지요. 그리고 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공원 위주로 배치해놨습니다. 한강의 편의점은 사람들이 도보로 거의 이용하는 곳인데 그런 주변에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잠수교(반포대교) 근방의 자전거도로 옆에 있는 흡연구역입니다. 건물의 구조는 다 똑같네요.
좀 늦었지만 한강 흡연부스 개시를 기념하며 한대 피우고 갑니다.
야간에 본 흡연부스입니다. 뭔가 한강만의 느낌이 있네요
야간에 한강흡연부스에서 태우는 담배가 더 맛있습니다.
후기
앞으로 흡연자들은 한강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우면 안되고 정해진 흡연부스(Smoking Zone)에 가서 펴야 합니다. 물론 지금도 법으로 금지된 건 아니지만 앞으로 서울시 조례에 한강공원이 금역구역이 지정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또 사람들의 눈총도 따가우니까요. 이런 것 때문에 한강에 즐겁게 놀러와서 시비가 붙을 수 있습니다. 또 아이들도 많이 다니는데 길빵하거나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보통 흡연자들이 한강에서 담배를 피우면 주차장 쪽에서 많이 피는데 장소에 상관없이 막 피는 사람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흡연구역을 이용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정당한 흡연구역을 만들어 놨으니까 눈치볼 것도 없어서 좋습니다. 주요 공원 기준으로는 그렇게 먼 곳이 아니기 때문에 가서 한대 태울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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