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서

 

이어령의 서는 고 이어령 선생님의 1주기 추모 특별전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전시실 1층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기간은 2023년2월25일~ 4월23일 10:00~18:00 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서울성모병원에서 반포대로 반대편에 있습니다. 3호선 고속터미널역과 서초역 사이인데 도보로 올 경우 지하철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어령
이어령의 서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정문에 홍보물이 붙어있습니다.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이어령의 서

 

중앙도서관 입구의 왼쪽 전시실로 들어가면 됩니다.

 

이어령의 서

 

이어령 선생님이 문학과 예술계에서 남긴 업적은 수도 없이 많고 타이틀도 엄청 많습니다. 소설, 문학 비평 등 다양한 주제로 수십권의 책을 저술하셨고 노태우 정부 때는 초대 문화부 장관도 역임하셨지요. 엘리트 예술인 양성기관인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을 설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전시실내 이어령 인터뷰 영상에서도 나온다)

 

이어령의 서

 

입구에서 부터 이어령 갬성의 문장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오늘이 제일 아름다워 지금 여기'

 

이어령의 서

 

이어령 선생의 육필원고를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지식인 중에 하나였던 선생의 육필이라니 대단히 감동입니다.(육필원고 - 인쇄나 사진에 의한 것이 아닌, 직접 손으로 쓴 글씨. 정필(正筆))

이어령의 서

 

그의 창조와 파괴에 대한 생각은 보통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지요. 창조와 파괴는 다른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파괴를 해야 창조가 동전의 양면처럼 나온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의 생전 업적 중에는 파괴를 창조로 바꾼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기서 파괴라는 말은 때려 부수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사고의 혁신에 대한 것 입니다. 일례로 88올림픽의 굴렁쇠 어린이를 보면... 올림픽의 역사에서 어린이를 개막식에 내보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문화부장관 시절에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내보내자고 강력하게 주장해서 이루어진 일이라 합니다. 그는 올림픽은 세계 모든 사람들이 가장 강하고 멋지고 아름다운 것만을 보려고 모였을 때 소외당할 수 있는 어린이를 등장시키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 했습니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문화적 충격을 받았고 88올림픽의 감동이 배가 되었던 모습입니다. 기존 생각의 파괴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 것은 어떻게 보면 간단한 일인데 우리의 고정관념이 못하게 막습니다. 선생은 그런 것을 뛰어넘기 위한 생을 살아오셨던 거지요.

(신체적으로 건장하고 훌륭한 어른들만 올림픽 개막식에 나올 수 있다는 개념을 파괴)

이어령의 서

 

이것은 문화부 장관 시절의 명패와 소지품들입니다. 

 

이어령의 서 문화부 장관 소품

 

개인 데스크를 재현해 놓았습니다. 마지막 원고인 '눈물 한 방울'을 집필하셨던 공간의 책상과 소품들을 그대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선생 개인의 소지품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전시회의 장점입니다.

 

이어령 책상과 소품

 

문인 답게 글을 읽고 쓰는데 필요한 소품들이 많습니다. 옛날식이기도 하지만 검소함도 느껴집니다.

 

이어령 소지품

 

컴퓨터를 잘 쓰셨지만 몽당연필과 지우개를 애용했다고 하시네요. 필자는 컴퓨터로 블로그 글을 주로 쓰지만 아날로그 방식이 글쓰기가 인간의 뇌를 더 발달시킨다는 것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근육의 다양함과 정교함을 생각하면 키보드를 두들기는 훈련과는 차원이 다르지요. 물론 요새는 AI의 등장으로 점점 더 키보드를 두들길 일도 줄어들고 있지만 인간 뇌의 훈련에서는 컴퓨터가 모든 정답은 아닐 수도 있지 않나 - 싶습니다.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니야. 한 커트의 프레임이야.

 

한순간 한순간 생의 중요성을 말하는 듯 하네요.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 우리를 이렇게 일으켜 세움으로써 짐승과 다른 풍경과 행위를 창조하게끔 하는 힘, 그것을 한마디로 줄여서 우리는 문화라고 불러왔습니다

 

전직 문화부장관의 말이라 웬지 더 깊게 느껴집니다.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고령에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USB를 정리해서 사용하셨다고 합니다. USB에 이름 태그 같은 것을 직접 만들어서 필요한 자료를 꺼내서 썼나 봅니다.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선생의 주옥같은 글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어령 문학이라는 장르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문화부 장관을 지내고 난 90년대 이후도 수십권의 책을 출간합니다. 젊은 시절에는 소설, 문학, 철학적 고찰 등 심오한 주제로 성인용 책을 많이 쓰셨다면 노년에는 주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책을 많이 쓰셨네요.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교과서 넘나들기, 표지부터 읽고 싶게 만드네요. 콘텐트 크리에이터라는 형태이고 글,그림 작가가 따로 있습니다.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2000년대 후반에 쓴 책들은 청소년들을 타겟으로 한 듯한 표지들입니다. 이어령 선생의 철학 주제의 책들입니다. 이 시기의 선생 연세가 70대 중반이었을 때니까 철학적으로 인간적으로 최상적인 글들을 읽을 수 있겠네요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세계 각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하여 방대한 지식을 가지셨던 것으로 유명하지요. 주요 국가들의 문화에 관한 책들입니다. 보통 사람은 하나의 나라에 대한 책을 쓰기도 벅찬데 양을 보면 엄청나죠.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2000년 이전에 다양한 책들을 집필하셨네요. 가장 활발하고 열정적으로 활동하실 때 였던 것 같습니다.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대한민국은 교육률이 높은 국가지만 또 지식인이라고 찾아보면 눈에 띄는 인물이 많지 않습니다. 뭐 매체가 많이 달라지기도 해서 요새 사람들이 이렇게 평생 책만 쓰는 일은 없겠지요. 요즘의 유명 작가란 유튜브도 하고 인스타도 하며 방송 출연도 많이 하니까요. 그래서 이어령 선생의 시대처럼 평생 책쓰고 이런 분이 또 나오긴 힘들겠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이런 표지 스타일은 7-80년대지요. 1986년2월 출간한 삼성출판사의 이어령 전서 시리즈입니다. 이 책은 중고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86년판 전서를 구하려면 중고가격이 좀 나갈겁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조회해 보니 디지털자료실에서 열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그가 쓴 책들의 제목들은 학자 이어령이 세상을 보는 강렬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딱히 유행에 편승하지도 않고 세상을 향해 그만의 특별한 관점으로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하는 듯한 것이 진짜 문인인 것 같습니다.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선생의 책들을 모두 읽을려면 몇년도 걸릴 것 같은데 틈날 때 마다 관심을 갖고 읽어 봐야겠습니다.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메멘토 모리의 철학적 문장이네요. 역시 이어령 선생님에겐 뭐 하나 평범한 글이 없습니다.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이어령의 서 관람 후기

 

선생이 돌아가신게 2022년 2월 향년 88세인데 2022년 3월 유고 시집인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가 한달 뒤에 나옵니다. 그야말로 죽을 때 까지 문학의 길에 매진하셨다니 블로그를 쓰는 필자도 많은 힘을 얻습니다. 포스팅 하나 쓰는것도 때로 귀찮았는데 고령의 나이와 노환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글을 쓰셨네요. 국립중앙도서관의 연도로는 1962년 책부터 등록되어 있으니까(전후문학의 새물결) 60년간 문학책을 쓰신겁니다. 진짜 엄청나네요. (평론집, 논문집 등은 50년대 부터 출간)

 

이어령 서 저술 목록

 

일본에도 출간한 축소 지향의 일본인이네요. 90년대에 읽었는데 굉장한 쇼크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국화와 칼'과 '축소지향의 일본인' 이 두 책을 읽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국화와칼은 1940년대의 책이고 서양인 작가 루스 베네딕트에 의해 쓰여진 책이고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80년대 오랜 시간 일본과 문화교류를 해온 한국인 학자의 시각으로 쓴 책으로 외국인이 본 일본인의 모습을 훨씬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 안에서 국화와 칼의 인용도 꽤 나오니까 딱히 대립적인 책은 아닙니다. 둘다 외국인이 일본인에 대해서 쓴 책인데 하나는 미국인 하나는 한국인이라는 정도로 읽어도 괜찮습니다.

 

이어령 축소지향의 일본인 이어령의 서

다소 주관적이라는 비판도 있었으나 원래 외국인이 보면 주관적이 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본인이나 중국인이 한국에서 살며 한국인에 대해서 책을 쓴다면? - 이라는 가정을 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화와 칼 역시 자유 민주주의 사상을 가진 미국인의 시각으로 본 40년대의 일본 제국이기 때문에 모든 내용이 객관적인건가? 라고 일본인에게 물어보면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차이점은 국화와 칼은 태평양 전쟁의 승전국인 미국의 책이라는 것입니다. 태평양 전쟁 전에 나온 책이지만 그것을 1945년 이후 읽은 이들은 미국이 전쟁에 승리했다는 것을 알고 읽는 것이니까요. 만약에 일본이 승리했다면 그 책의 평가는 달라졌을 겁니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서 쓰여진다) 

 

암튼 국화와 칼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니고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이어령 선생님의 기념비적인 베스트셀러로 지금 읽어도 40년전 선생의 통찰력에 감탄을 한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 영상실에는 선생이 93년도에 손자와 시간을 보내는 영상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도 거의 환갑의 나이에 왕성하게 집필을 하셨던거지요. 90년대에 환갑이면 지금과 달리 정말로 할아버지였는데 삶의 열정이 그를 30년이나 더 글을 쓰게 한 것이 아닌가 - 후대 사람의 생각입니다.

 

 

이어령 선생님께 디지털 편지를 보내는 컴퓨터 스크린입니다. <굿나잇 이어령>은 이어령 선생님의 디지로그를 읽고 감명받은 이재민 작가가 전하는 감사의 마음이라고 합니다.

 

이어령의 서 국립중앙도서관

 

굿나잇 키스의 문장을 활용해 '영원의키스를드립니다'라고 보내봤습니다.

 

이어령의 서 국립중앙도서관

 

화면상에 선생의 흑백 이미지 옆에 표시가 되네요.

 

이어령의 서 국립중앙도서관

 

선생은 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습니다. 그 후 출간한 수필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에서는 죽음에서 희망을 보는 문장이 나옵니다.

 

이어령의 서 국립중앙도서관

 

마지막까지 생명에 대해 고찰하고 삶의 희망을 이야기한 이어령 선생입니다

 

이어령의 서 국립중앙도서관

 

88올림픽을 회고하는 평가

 

이어령의 서 국립중앙도서관

 

이어령 집필도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어령의 서 국립중앙도서관

 

물질주의자들에게 반문하는 이어령. 참 글의 힘은 위대합니다.

 

이어령의 서 국립중앙도서관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선생의 생애를 통해 배웁니다 

 

이어령의 서 국립중앙도서관

 

노년 시절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당연히 중요한 주제가 되었겠지요.

 

이어령의 서 국립중앙도서관

이어령의 서는 인간 이어령 지식인 이어령을 재조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필자는 전문작가도 아니고 그냥 블로그를 쓸 뿐이지만 그래도 글을 쓴다는 것에서 이어령 선생에게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라고 대충 쓰는게 아니라 통찰이 있는 글도 쓰려고 노력해야 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어령 선생의 책들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시회가 4월 23일까지니까 관심있는 분들은 관람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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