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의 한순자 손칼국수집에 다녀왔습니다. 이날은 남산을 가볍게 산책하고 내려와서 먹을 만한 곳을 찾고 있었는데 숭례문쪽에 집회가 있어서 남대문시장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남대문시장의 밤거리는 대체로 어르신들이 많았습니다. 정정한 노인분들을 보면 레전드였던 남대문 시장의 옛 영광이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남대문시장은 의류부터 주방, 주류, 꽃 등 온갖 도소매상들이 모여있는 상점가로 현재 10172개 점포가 있다고 합니다. (남대문시장 홈페이지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남대문 시장길
입구쪽에서 본 모습

한순자 손칼국수는 회현역 5번출구로 나와서 오른쪽에 바로 보입니다. 혹은 남대문시장길의 남쪽 입구로 쭉 들어오면 오른쪽에 있습니다.

 

남대문시장길

 

이집의 특징은 손칼국수 + 보리비빔밥 + 냉면 3종을 함께 먹을 수 있는 것 입니다.

 

한순자 손칼국수집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허름한 외관이네요. 50년 전통의 집이라고 간판에 써있는데 과거 인터넷 글들을 보면 이미 10여년 전에 50년 전통이라고 했기 때문에 지금시점으로 최소 60년은 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중구신문의 2007년 기사를 보면 한순자 할머니는 어머니인 노옥녀 여사의 뒤를 이어서 장사를 하셨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한순자 할머니도 연세가 있으시지만 그 어머니대 때부터 이어온 칼국수라니 역시 남대문시장 포스가 남다릅니다.

 

한순자 손칼국수집 리뷰

좁은 입구인데 이쪽은 주방을 통해 들어가는 통로이고 건물 반대편으로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한순자 손칼국수집 손칼국수 메뉴

 

기본 메뉴는 손칼국수 메인 3종이고 가격은 만원입니다. 보리비빔밥과 비빔냉면이 함께 나옵니다.

 

한순자 손칼국수집한순자 손칼국수집

 

칼국수를 더욱 맛나게 해주는 김치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식당에 들어갔을 때가 한 4시반 정도되서 좀 이른 시간이었는데 음식은 바로 나왔습니다.

한순자 손칼국수집 보리밥

 

우선은 보리밥 위에 열무김치와 무채김치가 올려져 나왔습니다. 달달한 열무김치를 보리밥에 비벼먹는 맛이 좋지요. 비빔냉면하고 같이 나오는데 먹는 순서는 각자 취향에 따라 정하면 좋습니다. 필자는 보리밥 -> 냉면 -> 칼국수로 정했습니다. 메인이 칼국수니까 마지막을 장식해줘야지요.

 

한순자 손칼국수집 보리밥

 

보리비빔밥은 애피타이저 처럼 먹기에 좋습니다. 양은 적습니다. 그런데 3종류를 다 먹어야 하므로 이 정도가 딱 좋은 것 같네요.

한순자 손칼국수집 냉면

 

언뜻 물냉면 같아 보이지만 비빔냉면입니다. 참기름과 소스가 물처럼 보이는데 안에 냉면이 있습니다. 위에는 무채와 오이채를 잘 썰어 나왔네요.

 

한순자 손칼국수집 냉면

 

뒤적여서 비비면 먹기좋은 비빔면이 됩니다. 소스가 조금 묽은 편이지만 저는 괜찮았습니다. 양은 적습니다. 일반적으로 식당에서 판매하는 비빔냉면 양에 비교하면 한 2분의1? 3분의1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3종 세트기 때문에 적당한 양인 것 같습니다. 다만 먹성이 좋은 사람에겐 한 젓가락일 수도 있습니다.

 

한순자 손칼국수집 냉면
한순자 손칼국수집 유부 손칼국수
한순자 손칼국수집 유부 손칼국수

 

메인 손칼국수입니다. 그릇이 크지는 않지만 가득 담아서 줍니다. 울퉁불퉁한 손칼국수가 국물에 담겨있고 유부와 김이 올라가 있네요.

한순자 손칼국수집 유부 손칼국수

손칼국수는 메인인 만큼 확실히 맛이 좋습니다. 면이 두꺼워서 입에 넣으면 포만감이 크지요. 국물은 좀 달달하고 맛있는 다시물 같았습니다. 사진상에는 잘 못느끼지만 그릇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양이 조금 애매하다고 느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양의 칼국수를 2인분 정도 먹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필자는 맛있는 음식은 조금 양을 늘려서 먹는 편이다) 그런데 어쨋든 3종 세트이기 때문에 양을 조절해서 나오는 것 같네요.

한순자 손칼국수집 막걸리

 

아참, 손칼국수에는 막걸리가 잘 어울리지요. 3종세트와 막걸리까지 한병 비우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한순자 손칼국수집

매장 전경입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없었는데...

한순자 손칼국수집 유부 손칼국수

금새 자리가 다 찼습니다. 가게가 협소해보이지만 오른쪽 문 밖에도 자리가 있고 2층에도 자리가 있습니다.

한순자 손칼국수집 추성훈 사진

추성훈 선수가 방문해서 한순자 할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있습니다. 추성훈 선수는 UFC에서 활약했고 현재도 원챔피언십 현역 격투기 현역 선수입니다. (TMI) 사진의 날짜가 2018년 10월입니다. 2018년에 KBS 생생정보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는데 그때 영상의 한순자 할머니를 보면 매우 정정하시네요. 제가 간 날에는 안계신 것 같더군요.

 

 

총평

3종 세트를 1인분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 정도 가격에 퀄리티를 따지면 괜찮다고 봐야하는데요. 다만 가격이 올랐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18년12월에 방영할 때는 5천원이라 상당히 싸다고 느낄 수 있었는데 불과 4년만에 1만원으로 두배나 올랐으니까요. 물론 그동안 물가도 많이 올랐으니까 그에 따라 올린 거겠지만, 원래 대중에 알려진 포인트가 매우 싼데 맛까지 있다는 거라... 1만원에 3종도 물론 싼 거지만 5천원 시절처럼 우와~! 할 정도는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또 한가지는 사람에 따라 3개 메뉴가 나오는 것을 안좋아 할 수도 있습니다. 칼국수면 칼국수 냉면이면 냉면 이렇게 먹고 싶은 사람도 있을텐데 그렇게는 판매를 안합니다. 세트 메뉴 파는 집의 한계가 그런거지요.

 

식당 리뷰의 핵심은 그 식당에 재방문 의사가 있는가로 결정되는데요. 남대문에 갈일이 있다면 다시 갈 것 같습니다. 가격이 좀 더 저렴하다면 더 자주 갈 것 같은데 인상폭이 조금 많게 느껴지네요. 2018년도 5천원이면 2022년이면 7-8천원 정도면 무난했을 것 같기도 하고. 가격은 주인장이 매우 고심해서 결정하는 거긴 합니다만,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이집의 포인트가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양과 퀄리티였기 때문에 그 장점이 지금도 있다고 할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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