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송파 책박물관에 다녀온 후기입니다. 사진이 쌓이다 보니 이제야 포스트 하네요. 송파 책박물관은 석촌역 6번 출구로 나와서 남쪽 탄천쪽으로 가거나 송파역 4번 출구에서 서쪽에 있습니다.

 

 

전국 최대 아파트 단지인 헬리오시티 아파트 단지 근처에 있습니다. 바깥에서 보면 건물이 넓직하고 깨끗한 느낌입니다. 2019년에 개관했다고 하니까 상당히 최근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송파책박물관 후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6시까지 이고 매주 월요일 정기 휴관입니다. 관람료는 무료네요.

 

송파책박물관 후기

 

건물이 크지만 안에 구조는 단순화 되어 있어서 아이들도 길을 잃을 염려가 없습니다.

 

송파책박물관 후기

 

들어가면 넓은 홀입니다. 2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송파책박물관 후기

 

카페 Open 준비중이네요.

 

송파책박물관 후기

 

여기가 2층으로 통하는 메인 계단입니다. 양쪽의 책꽂이에 있는 책을 꺼내서 앉아서 읽을 수 있습니다.

 

송파책박물관 후기

 

의자 등받이가 생각보다 푹신합니다.

 

송파책박물관 후기

 

시오노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 십자인이야기도 있네요. 책꽂이가 넓게 있기 때문에 뭐가 있는지는 잘 찾아봐야 할 듯합니다.

 

송파책박물관 후기

 

계단쪽에는 문학과 철학 역사 등 인문계열 책이 비치가 되어 있네요.

 

송파책박물관 후기

 

책장 사이사이에 푹신한 소파가 편해보였습니다. 근데 이 정도면 좋은 자리는 이미 다 선점되어 있습니다 ㅎ

 

송파책박물관 후기

 

2층에는 DVD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송파책박물관 후기

 

반지의제왕 DVD는 오랜만에 보내요.

 

송파책박물관 후기

 

헤드폰을 쓰고 감상할 수 있습니다. (양쪽에 2개 있음)

 

송파책박물관 후기

 

해피포터 시리즈나 디즈니 시리즈도 있었습니다.

송파책박물관 후기

 

옆을 보니 아기들이 얌전히 앉아서 잘 보고 있네요. 이들이 커도 DVD라는 매체는 기억할 것 같네요.

 

송파책박물관 후기

 

박물관은 역시 푹신한 소파가 있어야지요 ㅎ

 

송파책박물관 후기

 

바깥에 나가봤습니다. 송파 아파트 단지의 상징인 헬리오시티 아파트가 우뚝 솓아 있습니다. 여기 주민들은 책박물관이 가까워서 놀러오기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는 도서관이 아니고 박물관이라서 열람할 수 있는 책의 종류가 한정되있으니까, 본인이 읽을 책 들고 와서 소파에 몸을 편히 몸을 기대어 책을 읽고 가도 좋을 듯 합니다. 도서관이 아니니까 본인 책 들고와서 읽고 가도 상관없겠지요? ...홈페이지에 관람 유의사항을 읽어 봐도 딱히 책을 들고와서 읽으면 안된다는 내용은 없긴 한데요. 하기사 책을 읽을 거면 송파구엔 서울시 교육청의 송파도서관도 있기 때문에 여기는 그냥 관람하러 오는 곳이지요.

 

송파책박물관 후기

 

웰컴투조선

웰컴투조선은 2층에서 진행중인 기획전입니다. 1월13일~8월31일까지 전시하고요. 지금 4월이니까 아직 시간이 있네요.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19세기말 사상 처음으로 조선이라는 나라에 서양인들이 들어와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쓰여진 견문기들을 중심으로 전시합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 은자의 나라(은둔의 나라) , 백의민족 등 역사 교과서에서 한번쯤 들어봤을 표현들은 19세기의 외국인들(주로 서양인)의 눈에 비친 우리의 조상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뭐 요새는 이 표현에 대해 비판하는 논설도 많은데요. 필자도 약소국에 대한 비하 표현이라니 그렇게 생각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막상 전시회를 보니 생각이 조금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조선에 왔다가 유럽이나 미국으로 돌아가서 책을 쓴 사람들은 꽤 많습니다. 한 두사람이 보고 간게 아닙니다. 사람마다 생각도 달랐고 조선인들에 대한 감정도 달랐을 겁니다. 그들의 관점을 각자 책에 표현한 것도 다양하겠지요.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그 중에도 선교사인 호머 헐버트 박사는 따뜻한 가슴과 진심으로 대했던 분으로 대한민국의 독립유공자이기도 하지요. 전시의 시작부에도 헐버트 박사의 글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전시를 열며

"한국에서 단 몇 년이라도 살아 본 사람은 이곳을 떠난 후에도 수정같이 맑은 하늘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갖게 된다. 아름다운 경치를 사랑하고 감상하는 데는 세계의 어느 민족도 한국인을 따를 수가 없다. 그들의 문학은 온통 자연의 아름다움을 읊은 것이다."

이 글은 헐버트 Homer B. Hulbert의 『The Passing of Korea」에 남겨진 글입니다.

조선은 서양에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나라였습니다.

19세기 말에 이르러 세계의 눈은 조선으로 향했고, 푸른 눈의 수많은 서양인들이 조선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조선에 첫발을 내딛은 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조선의 역사와 문화를 바라보며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들은 조선을 탐구하고 기록과 그림 사진을 책에 실어 출판하였으며, 조선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섰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웰컴투조선, 부재 책속에 남겨진 조선의 이야기'이라는 주제로 개항 이후 우리 땅을 밟은 서양인들의 시각으로 남긴 조선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당시 서양인들이 출판한 책에는 조선의 인쇄 기술과 책의 역사, 한국어 어휘와 문법을 비롯한 책 문화는 물론 조선의 건축물과 문화재, 조선인들의 일상과 풍속 등 조선의 다양한 면모가 담겨 있습니다. 조선의 문학과 책에 깊은 애정을 가졌던 쿠랑의 한국서지, 우리의 옛 이야기를 재해석한 헐버트의 마법사 엄지, 조선의 아름다운 정취와 다양한 색을 생생하게 담아낸 키스의 올드코리아 The Land of Morning Calm 를 비롯하여 서양인의 시선으로 그려 낸 책들을 한곳에 모아 소개합니다. 개항 이후 물밀듯 밀려오는 변화의 파도 속에서 지극히 약하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타자의 시선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누군가에게는 '은자의 나라'로 또 다른 이들에게는 '문명성과 자격 우수성을 지닌 나라'로 상반되게 그려졌던 조선의 이면을 발견하고, 과거의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조선이 공식적으로 서양세계에 알려진 것은 1668년 하멜 표류기입니다. 본격적으로 조선에 입국한 것은 19세기 구한말 조선의 개항 이후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우리 역사에 있어서도 극적인 시대였고 서양인들이 그런 복잡한 시대속 조선을 보고 들은 내용을 글로 남긴 것은 후손들에겐 아주 귀한 역사적 사료도 됩니다.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1904년 앵거스 해밀턴은 극동아시아를 취재하는 기자였습니다. 대한 제국을 방문 후 쓴 조선 견문록에는 '조선의 연안 지역'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프랑스어 같은 왼쪽은 고종 황제처럼 보이고 오른쪽은 번역기로 돌려보니 겨울 정장을 입은 한국 여자라고 합니다. 지금보면 저 두루마기 같은 옷들이 신기하게 생겼네요.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19세기는 한국을 세상에 알리는데 서양 선교사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언더우드 선교사는 굉장히 위대한 선교사 중 한명으로 한국 개신교 역사의 초창기를 이끌었던 외국인 중 한명입니다.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의 설립자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의 독립유공자이며 건국훈장 대통령장 수훈자로 사망 후에는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매장했으니 사실상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 선교사라는 타이틀이 맞는 것 같습니다.

 

19세기말 언더우드가 조선에 선교를 가기전에 약혼녀가 조선이란 나라에 대해 묻자 "내가 아는 것은 그곳에 주님을 모르는 1000만의 민중이 살고 있다는 것 뿐이오"라고 말한 일화가 있는데 1916년 그가 사망하고 100년이 지난 현재 한국의 개신교 인구는 1000만명이 넘었습니다.

 

이러한 한국 교회의 부흥은 19세기 말에 목숨을 걸고 조선에 건너온 선교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 입니다. 19세기에 유럽에서 조선으로 선교에 오는 일은 오늘날과 비교도 안되게 힘든 일로 많은 선교사들이 장기간의 항해와 여정, 풍토병 등으로 젊은 나이에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뭐 오늘날 교회는 너무 비대해져서 여러가지 비판도 있지만 120년 전의 시대적 상황을 감안해 보면 언더우드 선교사의 인류애를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생애를 보면 영화 '미션'의 내용이 떠오릅니다. 21세기 초를(아직 25년이 안꺽였다) 사는 우리에게 한국은 세계를 호령하는 선진국 중 하나지만 19세기 구한말의 조선은 상당히 가난하고 헐벗은 최저 빈민국이었겠지요. 그나마 왕이라고 있지만 일제의 강력한 군대와 교활한 전략에 나라의 운명이 오락가락하던 시절입니다. (을사늑약은 1905년 체결되었고 언더우드는 1916년 사망한다) 이런 상황을 지금 시대에 적용해보면 한국의 선교사가 아프리카 내전 국가에서 선교활동하고 그 나라의 투쟁에 참여한 것과 비슷합니다. 얼마나 심각하게 삶을 헌신해야 하는 일인지 상상이 가지 않지요. 그래서 한국도 언더우드에게 건국 훈장을 수여한 것 입니다. (우리는 남에게 받은 은혜는 잊지 않는 민족이니까)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호머 헐버트 박사가 1906년 '대한 제국 멸망사'를 쓰고 2년 뒤에 언더우드 선교사는 '와서 우릴 도우라'라는 책을 씁니다. 책 제목만 봐도 벌써 감동이 몰려옵니다.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역시 선교사인 제임스 게일이 영어로 번역한 구운몽입니다. 조선의 전통 문학을 본격적으로 서양에 알렸다는 의의가 큽니다.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이것은 러시아 안무가 미하일 포킨이 한국의 고전인 춘향전을 각색한 발레극 '사랑의 시련'입니다. 이 때부터 춘향전의 현지화(?)가 있었군요.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Tales of a Korean Grandmother - 할머니의 이야기 보따리 - 같은 늬앙스로 전래동화집의 영문 번역판입니다. 미국의 민속학자 프랜시스 카펜터가 조선의 설화를 모아 발행했습니다.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헐버트 박사의 마법사 엄지도 흥부놀부 등의 전래동화를 어린이 수준에 맞도록 각색한 책입니다.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미국 동양학자 윌리엄 그리피스의 Korean Farily Tales (한국 동화집) 입니다. 잘 보면 삽화 스타일이 서양풍입니다.

 

 

이것이 독일인 신부 노르베르트 베버가 쓴 고요한 아침의 나라입니다.

 

노르베르트 베버 고요한 아침의 나라

 

사진을 같이 넣어서 당시 서양의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겠네요

 

노르베르트 베버 고요한 아침의 나라

 

이건 연도가... 23년 판이네요.

 

노르베르트 베버 고요한 아침의 나라

 

프랑스 화가 폴 자쿨레의 판화 '신부' 입니다.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폴 자클레 신부

 

역시 폴 자클레의 '산의 양치기' 입니다. 프랑스인의 눈으로 본 조선인의 모습, 머리카락의 질감이라던가 표정이 정말 살아있네요. 이런 화풍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뒤에 산을 흐릿하게 표현한 것을 보니 이 양반도 서화(동아시아 전통의 글과 그림)를 꽤  섭렵하지 않았나 싶네요.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The Korea Mission Field 서양의 선교사들의 조선 정보지같은 책입니다. 조선 교회의 상황,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이 실려있습니다. 지금 시대에 어그로 제목으로는 '한국 선교에서 살아남기' 같은 걸까요? 그 시대에도 다 정보를 교류하고 그랬다니 신기합니다.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호주의 진 페리는 몇 안되는 여성 선교사 였습니다. 주로 고아원을 운영하며 갈곳없는 소년 소녀들을 거두는 일을 했었고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선교사로써 가르침을 베품으로써 자연스럽게 한국의 여권 신장에도 기여한 인물입니다. (조선에 여성 운동을 하러 온 것은 아니었을 것이니...) 당시 사회 분위기는 남녀가 같이 좌석구분없이 예배를 보는 것도 문제로 봤었고 여선교사가 남자를 가르치는 것도 문제였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지만 120년 전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보면 그것은 사회의 관습에 거스르는 일이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길거리의 아이들을 거둬준 호주에서 온 한국 어머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페리의 책은 런던의 작은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고 그 수익은 한국 활동의 후원금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정말 인격이 대단한 분입니다.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미국 선교사 랠리 뷔와 버지니아 페어팩스의 선교 소설 '계순이' 입니다. 외국인의 눈을 통해 본 한국 여성의 실상은 차별을 많이 당했고 그런 내용들을 잘 담았다고 합니다. 전통놀이 등을 묘사한 삽화가 지금은 귀한 사료가 되었네요.

 

송파책박물관 웰컴투 조선 기획전

 

With Tommy Tompkins in Korea 는 언더우드 선교사가 쓴 조선 견문록입니다. 미국 소년인 토미의 시선으로 조선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책

The Call of Korea 와서 우릴 도우라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제 병합 후에 언더우드가 저술한 책으로 조선의 선교 사업과 다양한 조선의 문화를 기록했습니다.

 

언더우드 와서 우릴 도우라

 

이 밖에도 많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으니 송파책박물관에 가면 꼭 한번 관람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스샷의 압박으로 상설 전시실에 대한 포스트는 따로 올려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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