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동묘구제시장을 갔다가 한국통닭본점에서 먹고왔습니다.

 

위치는 동묘앞역 3번 출구를 나와서 출구 뒤쪽 방향의 동묘공원 반대편에 있습니다. 동묘에 있는 본점을 '한국통닭 숭인동본점' 이라고 합니다.

 

 

 

 

지난번에는 동대문 통닭거리에서 먹었는데 이번에는 동묘구제시장 구경을 가서 먹었습니다.

 

한국통닭본 숭인동본점 후기

 

지하철 3번출구에서 얼마 안걸리고 바로앞에 동묘앞 버스 정거장이 있습니다. 멀리서 오더라도 접근성이 매우 좋지요.

 

한국통닭본 숭인동본점 후기

 

 

여기 메뉴는 간단합니다. 국내산 생닭 치킨이,

 

- 1마리 5000원

- 2마리 9000원

- 3마리 13000원

- 소주 4500원

- 생맥주 4000원

 

즉, 세마리 시키면 마리당 4,300원 정도입니다. 옛날엔 3마리에 만원 그랬다는데... 다 라떼 이야기지요.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한국통닭본 숭인동본점 후기

 

토요일 오후 3시반 정도에 이미 바글바글합니다. 둘이서 먹는 사람들, 삼삼오오 먹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혼자 와서 한마리에 소주한병을 쭈욱 들이키는 분도 있었습니다. 확실히 물가가 비싼 세상이라 동묘처럼 사람이 모이는 곳이 아니면 한마리에 오천원에 파는게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통닭본 숭인동본점 후기

 

혼자 드시는 분들도 많고 매장 안쪽에 어르신들도 많습니다. 이때는 남자분들이 많았네요.

 

한국통닭본 숭인동본점 후기

 

동묘는 말하자면 시니어 분들의 하라쥬쿠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만의 문화, 패션, 스웨그가 있습니다. 뭐 젊은이들처럼 그렇게 화려하고 활동적이지 않더라도 그 어른의 편안함이라던가 오래된 친숙함 같은게 느껴집니다. 한마리 5000원 치킨에 생맥주 한잔을 하려고 길을 나설 수 있는 것이지요. 사람들이 말하는 소확행 같은 겁니다.

 

두명이서 치킨 세마리를 시키고 (13,000원) 기본 세팅을 시켰습니다. 양배추 샐러드 2천원, 치킨무 500원, 양념 500원, 소주 4,500원으로 치킨을 제외하고 7500원인데... 아무리 치킨이 싼 집이라도 좀 갖춰 먹을려면 돈이 더 나갑니다. 소주는 별도긴 한데... 어차피 생맥주를 먹건 음료수를 먹는다면 돈이 들겠지요. 치킨값도 샐러드도 몇년전에는 더 저렴했다고 하는데 최근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번 남대문 한순자 칼국수 같은 경우는 가격이 많이 쩜프업 했지요. 서민 물가 상승은 한 두개 가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아 참, 그리고 여긴 선불입니다. 하나 시킬 때 마다 계속 선불을 줘야하므로 번거롭기 때문에 소주나 맥주 같은 건 한번에 필요한 수량만큼 시켜서 먹는게 좋은 것 같아요.

 

한국통닭본 숭인동본점 후기

 

암튼 가격에 대한 이해는 그 정도로 하고 치킨이 나왔습니다. 전직 치킨회사 출신으로써 시식한 결과... 맛있습니다! 무척이나 맛있습니다. 

 

옛날통닭은 튀김옷 없이 염지만 해서 딥프라이(기름에 푹 담그는 것) 조리법으로 바삭한 껍질은 닭껍질 그 자체라서 더 순수한 닭의 맛이지요. 튀김옷을 중시하는 현대의 치킨들(BBQ, 교촌 등)이나 패스트푸드 치킨(KFC)과는 또 다른 차원의 맛입니다. 보통 치킨처럼 토막을 많이 안 치기 때문에 튀김기 안에서 잘 안익기 때문에 좀 작은 크기의 닭을 사용합니다.

 

한국통닭본 숭인동본점 후기

 

껍질이 바삭합니다. 작아 보이는데 살이 적당히 있어서 씹는 맛이 있습니다.

 

한국통닭본 숭인동본점 후기

 

한마리는 네토막입니다. 어깨-날깨 부위와 다리-가슴살 부분이 붙어서 양쪽으로 4조각입니다.

 

한국통닭본 숭인동본점 후기

 

시커먼게 목뼈인데 목 끝쪽의 살도 달려있어서 맛있었습니다. 닭을 발골하면 보통 목에 살이 없는데 거기도 뭔가 먹을게 있어서 좋았네요. 껍질 색깔은 정말 좋습니다. 소금이 기본 간으로 나오니까 양념을 안먹는 분들은 굳이 500원짜리 안시켜도 될 것 같네요.

 

한국통닭본 숭인동본점 후기

 

윙봉 어깨살 후다닥 먹었습니다.

 

한국통닭본 숭인동본점 후기

 

 

역시 옛날 통닭 비주얼이 좋네요. 예전에 몇번 해먹어 봤는데 아무 튀김옷없이 치킨을 튀기는게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안익거나 금방 타거나 관리가 민감한 튀김입니다.

 

한국통닭본 숭인동본점 후기

 

치킨에 소주한잔 느낌있지요. 그런데 옛날통닭의 단점도 있습니다. 일반 치킨보다 빨리 먹어야 합니다. 이거는 일반 치킨보다 하얀 살 부분이 기름을 많이 먹기 때문에 좀 놔두면 단단해집니다. 튀김옷이 있어야 안에 있는 살에 수분이 남아있습니다. 치킨이 튀겨진다는 건 그 음식안의 수분과 기름을 치환되는 거라서 살코기 안에 있는 수분이 많이 증발하지요. 이런 음식들은 식으면 좀 못먹는 건 아니지만 맛 차이가 많이 납니다. 또 그걸 다시 데운다고 처음 맛이 나지도 않고요. 그래서 여기 오면 딱 먹을 만큼 시키고 돈도 선불로 다 준다음에 '요이~땅!' 하는 것 처럼 빨리 먹는게 좋습니다. (가게 회전율에도 좋은게 아닌가)

 

이게 인제 집에 포장하고 갈 때는 빨리 가서 바로 먹는 것을 추천하지요. 웬만한 음식들도 빨리먹어야 좋지만 튀김류가 좀 더 빨리 먹어야 좋고, 옛날 통닭은 더 빨리 먹는 것이 좋겠지요.

 

한국통닭본 숭인동본점 후기

 

 

후기

옛날통닭은 여러군데서 먹어봤는데 여기 맛있습니다. 지난번엔 동대문에서도 먹었는데 체인점이라 맛은 다 비등비등할 겁니다. 단지 동묘 스타일이 있는 거고 동네 분위기 차이겠지요. 아무래도 유동인구가 많고 해서 이쪽이 더 장사가 잘 되는 것 같긴해요. 

 

무엇보다 가격이 혜자라서 언제든 동묘갈 때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 입니다. 홀쪽에서 치킨을 튀겨서 닭을 봤는데 신선한 닭을 잘 숙성시켜서 쓰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가게의 엄청난 자신감이지요.

 

한국통닭은 서울에 체인점이 많으니까 꼭 동묘점이 아니라도 다시 가볼 것 같습니다. 다른 점포들도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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