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이 다가와서 국립서울현충원에 참배를 다녀왔습니다. 딱히 가까운 조상 중에 현충원에 계신 분은 없지만 나라를 위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마음으로 또 오랜만에 대한민국 대통령님의 묘소도 찾아뵐겸 가봤습니다.

 

가는 길은 동작역 8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정문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은 동작구 동작구에 위치해 있으며 낮은 언덕에 울창한 산림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묘라고 하지만 차분한 공원같은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운 녹지가 특징입니다. 이 정도의 자연환경은 서울에서도 손꼽는 규모입니다.

 

 

방문객들이 조상의 묘를 찾는 것이 대부분이라 분위기가 밝거나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엄숙한 분위기만은 아닌 좀 그런 특성이 있습니다. 날이 좋을 때 가면 묘지의 그 음산한 기운보다는 이 땅을 위해 목숨을 바쳐 헌신한 조상들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조화를 이루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은 나라를 위한 애국자들의 종착지이므로 그런 것 같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안내지도

지도에서 보듯이 매우 넓습니다. 도보로 이동하면 모든 대통령의 묘도 다 방문하기 쉽지 않은데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좋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국립묘지

정문에는 국립묘지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충성분수대

정문을 통과해 올라가면 충성분수대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고 목숨을 바친 무명의 영웅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전쟁에 싸운 사람 뿐 아니라 조국의 어머니상, 소녀의 기도상, 애국 청년상 등 과거와 미래의 모습이 함께 있습니다. (충성분수대의 설명에 나와있음)

 

국립서울현충원 꽃시계

꽃시계 너머로 현충문이 보입니다. 좀 늦은 시간에 가서 서둘러서 이동했습니다. 국립현충원은 6시까지 개방하고 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너무 커서 이동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중간에 표지판을 잘 보고 가야 합니다. 오늘의 목표는 제일 깊숙히 위치한 박정희 대통령의 묘와 김대중 대통령의 묘까지 보고 오는 겁니다. 시간이 얼마 없으므로 부지런히 이동합니다.

 

 

국립서울현충원 묘 구역

 

현충원에는 숫자로 구역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위치는 국립서울현충원의 시설물 안내지도를 참고하도록 합니다. 2번은 정문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구역입니다. 묘역, 묘판 안내도가 있으니까 찾아가기 어렵지 않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협조사항

 

자연이 아름답지만 이곳은 기본적으로 엄숙함과 존경심을 가져야 하는 곳으로 협조사항을 잘 따릅니다.

 

협조사항

현충원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영면해 계신 곳으로 다음 사항을 삼가바랍니다.

• 성역의 분위기를 저해하는 복장
(슬리퍼, 민소매, 안면마스크 등)

• 음주, 고성방가, 흡연, 화투놀이, 취사 등 오락행위

• 제한구역 출입(화단 · 산림지역) 및 산나물 · 과실채취, 수목훼손

• 과속(시속 20km 초과 주행) 및 일방통행로 역주행

• 반려동물 동반출입 및 체육활동
(조깅 ·자전거 · 오토바이 ·축구·배드민턴 등)

• 기타 참배분위기를 해치는 무질서 행위 및 쓰레기 투기 등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0조

개방시간 : 06:00~18:00
국립서울현충원장

 

저 멀리 경찰 충혼탑이 보입니다.

 

국립서울현충원 충혼탑

 

625전쟁에서 가장 치열하게 싸웠을 육군 부사관, 장교들의 비석이 오와 열을 맞춰져 있습니다. 이게 태극기가 없는 시기도 있는 것 같은데 지금은 현충일이 얼마 남지 않아서 깨끗하게 단장한 느낌이 듭니다.

 

잔디도 더 푸른 것 같고 사진보다 직접 가보면 웅장함과 비장함이 느껴지는게 호국영령들이 여전히 이 나라를 수호하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갑자기 훈련소를 마치고 사단에 배치받은 이등병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나는데 군필자의 특징인가? 만기전역한지가 십수년은 되었거늘 이날은 해가 조금 뜨거움에도 바람이 불어와서 더 군대 생각이 났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묘비

 

현충원은 625 전쟁에서 싸운 군인들의 동상이 많습니다. 1950년 최악의 세계 정세에 최악의 시대를 살았던 상황에서 혼신을 다해 싸웠던 분들의 가치에 현재 기적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역사와 통계를 보면 2차 대전 이후 민주주의와 자유 가치를 가지고 제대로 성공한 나라는 손에 꼽습니다. 한국은 국뽕에 취해도 다른 나라에서 뭐라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발전을 한 나라가 맞습니다.

 

필자는 옛날 이야기를 늘어놓기엔 그 정도 나이는 아니지만 80년대와 90년대에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88올림픽을 개최할 정도로 수준은 올라왔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언제 후진국으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부실함이 많았습니다. 90년대 후반 발생한 IMF를 결국 극복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최악의 상황에 떨어졌고 각 개인들로써는 아직까지 그때의 타격에서 회복하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 과거들을 떠올리다 보면 가장 순수했던 분들은 이렇게 처음에 총을 들고 나섰던 분들일 수도 있습니다. 뭐 요즘은 시대가 변해서 어떤 일방적인 애국, 자유 이런 말들이 통하지 않는 다원주의긴 하지만요. 원래 역사는 결과론입니다. 그게 미래나 과거의 결과가 아니라 현재의 결과론이지요. 시간 프레임을 혼동하지 않는다면 결과론은 통합니다.

 

국립서울현충원 동상 국군

 

동상을 보다보니 약간 감상에 빠졌는데 국립현충원이라는 곳이 그런 곳 입니다.

 

국립서울현충원 일등병 상등병

일등병, 상등병이라고 하지요. 군대에서는 가장 하급 병사들 입니다. 소위 총알받이 역할도 하고 가장 인간적인 계급이기도 합니다. 병사들의 계급은 시대에 따라 달라서 지금은 3개월만에 일병이 된다고 하는데 1950년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 육군은 기간보다는 병의 역할을 4등급으로 나눈 체계를 70년이 지난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할 측면에서 보면 일등병과 상등병은 가장 순수하게 일하고 싸우는 역할인데요. 국민으로 치면 성실한 서민의 이미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개인적 생각임)

국립서울현충원 비석

국립현충원에는 많은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하나하나 보면서 뜻을 음미하다보면 하루로는 모자릅니다.

 

국립서울현충원 하늘

맑은 하늘이 아름답습니다.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으로 평일에 어르신들이 꽤 많이 다닙니다. 다만 위에 협조사항처럼 여기서 대놓고 운동(조깅 등)을 하는 등의 행위는 좀 불손하게 바라보기 때문에 그냥 좀 단정하게 걸으면서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정도가 좋을 듯 합니다.

 

 

 

국립서울현충원 묘비

시간이 넉넉치 않지만 사진을 찍고 싶은 풍경이 많았습니다. 태극기도 선을 맞춰서 잘 꽂혀 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셔틀버스

이건 셔틀 노선입니다. 평일에는 자동차를 가지고 올만한데 현충일 같은 복잡한 날에는 셔틀을 타는게 좋을 듯 합니다.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대통령의 묘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시간이 없어서 빠른 걸음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로 향했습니다. 현충원 위치에서도 가장 높은 곳, 또 가장 끝자락에 있기 때문에 여기를 목표로 한다면 시간 계산을 해서 가는게 좋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대통령의 묘소

육영수 영부인의 묘도 함께 있습니다. 근데 어느쪽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지? 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참배객은 계단을 넘어서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본 결과 왼쪽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 오른쪽이 육영수 영부인의 묘라고 추론했습니다. 이게 맞는지 확신이 없어서 인터넷을 찾아봐도 신기하게도 여기가 박 전 대통령의 묘라고만 알지 오른쪽 왼쪽에 대해서 구분해놓은 포스팅은 없습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의 유교 관습에 보면 왕의 묘를 봤을 때 왼쪽이 남편, 오른쪽이 부인으로 순서가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보통 조상들 묘를 보면 그렇게 되있지요.

 

 

필자는 묘소의 왼편에 박 전 대통령께 바치는 비석이 있고 오른쪽에 육영수 여사 영전에 바치는 비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했습니다. 또 자세히 보면 묘의 크기랄까 차이가 있는 듯 보였습니다. 박 전 대통령을 모신 왼쪽이 조금 더 크게 보였습니다. 결정적으로 분향하는 항아리 크기가 다르죠.

 

이곳은 정치적 역사적으로 현재까지도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장소입니다. 최대한 경건한 마음으로 보고 나왔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대통령의 묘소

 

다음은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입니다. 박 전 대통령 묘소를 나와서 정문쪽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대통령의 묘소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대통령의 묘소

입구에 비석이 있어 알아보기 쉽습니다. 검은색 바탕이라서 눈에 더 띕니다.

 

뒷편에 보면 성경 시편 23편 1절이 나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였고 영부인 고 이희호 여사는 감리교 신자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김 전 대통령의 비석에는 성경구절이 많이 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대통령의 묘소

 

해가 떨어지기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눈부신 햇살이 봉분을 따스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봉분이 좀 커보이는데 2019년 이희호 여사는 김 전 대통령 곁에 안장되셨습니다. 생각보다 얼마전이네요. 그 중계는 유튜브에도 남아있습니다. 정권이 바뀐 지금에 보면 좀 감회가 새롭지만 어쨋든 김 전 대통령의 영부인께서도 영면하셨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대통령의 묘소

김 전 대통령의 묘비가 바라보는 방향은 다소 소박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현충문

시간이 다돼서 이제 마무리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정문으로 가면서 현충문을 찍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만남의집

만남의 집도 한번 찍고 갑니다.

국립서울현충원 정문

아쉬움을 뒤로한채 정문을 나섭니다. 다음에 좀 일찍와서 참배해야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소와 김영상 전 대통령의 묘소 그리고 장군들의 묘소 등 좀 더 세밀하게 둘러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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