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이 시범개방하여 예약을 잡고 방문했습니다. 이 곳은 용산 미군 기지가 주둔하던 곳인데요. 미군 기지 이전 오래전부터 주요 군사 시설로 사용되어 민간의 일반인에게 개방한 것은 120년 만이라고 합니다.

 

스샷압박 때문에 하나의 포스팅에 모든 사진을 담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길어지면 포스팅을 나누겠습니다. 그럼 용산공원으로 출발해보겠습니다~ ㄱㄱ

 

아래 사진이 현재 개방된 용산공원의 입구입니다. 용산기지의 게이트는 많지만 관람객을 위해 열어논 게이트를 용산 공원의 입출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군사 기지의 뒷문같은 느낌이 납니다.

 

용산공원

 

 

가는 길은 4호선 신용산역을 1번 출구로 나와서 200미터만 걸어가면 됩니다. 네이버 거리뷰에는 군사시설이라 블러(흐림)처리가 되어 있는데 용산공원으로 개방되면서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불과 2주밖에 안됐다!)

 

용산공원 가는 길 입구

 

일단 들어가면 출입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공항의 출국절차 처럼 비슷하게 합니다. 신분증을 확인하고 소지품 엑스레이검사, 귀금속 탐지기 검사까지 하기 때문에 용산공원 출입시 불필요한(?) 소지품들은 가져가지 않는게 좋습니다. 대충 공항 보안검색대에서 걸리는 것은 다 피하면 될 듯 합니다. 아, 물론 카메라는 당연히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근데 나중에 대통령 집무실 마당쪽에 들어가는 경우는 맡기고 들어가야 합니다. (대통령 경호처가 별도로 관리함)

 

화환 표지판이 눈에 띕니다. 국민에게 활짝 개방한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용산기지의 전신은 조선 주둔 일본군 사령부 주둔지 입니다. 여기서 일본군 사령부가 지시를 내려 한국의 독립군들을 탄압하고 중국 전쟁 때도 침략을 주도했다고 하니 한국 뿐 아니라 중국에도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 입니다. 물론 120년이 지난 현재는 일본군 사령부의 흔적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용산공원 가이드 분의 설명에 따르면 일부 남아있는 건물 중에 일본군의 벙커였던 곳도 있다고 합니다.

 

조선 주둔 일본군 사령부 터

조선 주둔 일본군사령부 터
朝鮮 駐屯 日本軍司令部 址

일제강점기 조선주둔 일본군사령부 전경(사진)

조선 주둔 일본군사령부(일명 조선군사령부)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와 더불어 무단식민지배의 양대 축으로 한반도 지배와 대륙침략의 거점 역할을 했던 곳이다. 정확한 위치는 현 용산기지 14번게이트 북쪽 전방 100m 지점에 있었다.

조선 주둔 일본군 사령부는 예하에 나남 제19사단과 용산 제20사단을 상주 부대로 두어 수많은 한국인들과 독립군을 탄압하였고 나아가 중국 간섭, 만주 사변, 중일 전쟁 때에도 대륙 침략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였다. 원래는 남산 필동 현 남산 한옥 마을에 있었으나 용산기지에 새로운 사령부를 설치 하면서 1908년 10월 남산 필동에서 용산기지로 이전하였다.

해방 이후 일본군이 물러나고 미7사단이 용산기지에 주둔 하면서 미군정의 시작과 함께 조선 주둔 일본군사령부 청사는 미7사단 사령부 청사로 바뀌었다. 이곳에 주둔한 미7사단은 미군정기 38선 경계 임무뿐만 아니라 미군정의 핵심역할을 맡았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이듬해 1949년 6월 미군사고문단KMAG을 제외한 모든 주한미군들이 철수 하면서 당시 중구 을지로에 있던 대한민국 국방부와 육군 본부가 미7사단 사령부 청사로 이전하였다. 한국전쟁이 발발 하면서 이곳은 다시 북한군과 중공군에게 점령당하는 우여 곡절을 겪다가 전쟁 중 폭격을 맞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종합안내소가 나옵니다. 여기서 안내 팜플렛을 받고 안내 가이드를 기다렸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이 필요없다면 그냥 안으로 들어가도 되는데 저는 처음이라(다들 그렇겠지만) 가이드의 안내를 받았습니다. 한 15~20분 정도 용산기지의 유래와 건물에 대해서 설명해 주는데 일반인 입장에서 상당히 유익합니다.

 

용산공원 종합안내소

 

요런 소나무 같은 것도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군사기지여서 일제 시대와 한국 전쟁을 거쳐 쑥대밭이 되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살아남은 나무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굵직한 나무가 시간의 흐름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용산공원 소나무

 

가이드를 따라 장군 숙소 길을 걸어갑니다. 미국의 가정집 같이 지어놨습니다.

 

 

장군숙소 용산공원

 

미국식 주소 S7042가 붙어 있고 사유지임을 표시해놨습니다. 뭐 장군 숙소 치고는 소박하지만 과거 주택공사가 미국식 하우스 구조를 참고하여 신경써서 지었다고 합니다. 이게 1959년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하는데 그 때 주택공사가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암튼 나라에서 지었다고 합니다.

 

용산공원 장군숙소

 

시범개방에 표지판도 세워놓아서 살아있는 역사 공부가 됩니다. 후에는 장교숙소 5단지에 신식 주택 단지가 지어져서 그쪽에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번 시범개방에서는 아마 오픈이 안되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군숙소

장군숙소는 1959년에 지어졌습니다. 현재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서빙고역 인근 장교숙소 5단지보다 일찍 지어진 공간으로 보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장군숙소에서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몇 가지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장교숙소 길 곳곳에 놓인 소화기의 너트는 오각형으로 사각형인 한국의 너트와 모양이 다르며, 전용 랜치가 따로 있어 한국에서는 사용이 어렵습니다.

또한 110볼트의 나무전봇대와 220볼트의 콘크리트 전봇대가 동시에 사용된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무전봇대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용되던 것으로 이 공간의 쌓여있는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긴 숙소가 꽤 많이 늘어서 있는데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사용될 건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역사적인 가치로 보존하느냐 아니면 일부 철거 후 시민 편의시설을 지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집이란게 사람이 안살면 폐가가 되는데 아마 몇개는 역사적 가치를 위해 보존하여 박물관 등 목적으로 개방하고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여기는 조선총독부의 터였고 후에는 미군정의 핵심이었던 곳이라서 이제 주권을 회복했으니까 적당한 시점에 정리하는 것도 어떨까 합니다.

 

일단 이런 집들이 수십채가 되기 때문에 그냥 썩히기에는, 놔두면 점점 흉물이 되고 관리비용만 들겠지요.

용산공원 장군숙소

 

아래 사진에서 왼쪽은 일제시대 때 설치한 나무 전신주라고 합니다. 처음 봤습니다. 나무로된 전신주라니... 선이 연결된 걸로 봐서는 아직도 사용하는 듯 하네요.

 

용산공원 전신주

 

RD 로드 AV 애비뉴 이런 것은 미국식 주소형태입니다. 과거 용산미군기지는 한반도안의 미국이었던 것이지요.

 

 

아름다운 길입니다. 길가에는 벤치가 놓여져 있어서 앉아서 쉬었다 가기에 좋습니다.

 

용산공원 벤치

 

장군 숙소에 대한 설명에 오각 너트가 있다고 하지요. 장군숙소 설명에 나왔듯이 오각 너트를 사용합니다. (한국 규격은 육각으로 미국이 오각) 디테일한 부분까지 미국을 재현한 부분이 특이하지만 기지내에 화재가 났을시 미군 장비로 해결해야 하니까 오각너트라면 이해가 갑니다. 모든 미군기지에는 자체 소방대가 있다고 합니다. 미군이 강한 건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다 가지고 들어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각 너트 용산공원

 

경청 우체통입니다. 이것은 용산공원에 대한 건의함 같은 것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향후 용산공원 운영에 참고하겠다고 합니다.

 

용산공원 경청 우체통

 

용산공원 사진전에는 아직 개방을 안한 곳의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역사가 남아있는 사진은 웬지 모를 옛 감상에 잠기게 합니다. 좀 우리 대한민국의 과거사에서는 안좋은 모습들 기억도 나지만 이제 먼 옛날의 과거라고 생각하면 '과거에는 우리가 식민지도 살아봤고, 미군정도 살아봤지~' 처럼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러한 것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세계 역사적으로 보면 식민지와 미군정을 거친 후에 망한 나라가 많습니다. 라떼는 이라는 발상보다는... 한국도 필리핀이나 다른 미군정을 거친 나라들 처럼 망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 라고 가정해보면 역시 한국은 대단한 나라입니다. 그 이유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제는 말안해도 알겠지요? (한강의 기적 - 88올림픽 어쩌고는 조금 연식이 지났으니)

 

용산 사진전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미군 장교 숙소를 둘러보는 시민들. 집안을 들여다 봤는데 폐쇄가 되서 잘 안보입니다 ㄷㄷㄷ 나중에 일부 개방을 해서 안에도 들어갈 수 있게 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아마 그런식의 개방은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정부에서도 현재 이 집들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용산공원 장군숙소

 

 

용산공원 공개된 곳만 가더라도 너무 크기 때문에 카트 버스로 편의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게 아무나 탈 수 있는 건 아니고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 또는 유아들(동반한 부모들도)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입구쪽에서 대통령 집무실 쪽으로 운행합니다.

 

용산공원 카트버스

 

 

길이 너무 아릅답습니다. 여기가 서울 한복판이 맞나? 미국의 중상층이 사는 동네 같네요.

 

용산공원

 

스크롤 압박으로 장군숙소만 올리고 다음 포스팅은 용산공원 광장과 대통령 집무실 쪽에 대한 후기입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방문후기 2 - 전망대, 대통령실 앞뜰 투어

용산공원 시범개방 후기 두번째 입니다. 첫번째 포스팅이 장군숙소 등 주로 미군 장군숙소 쪽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아래 지도를 보면 출입구에서 3번 장군숙소 일대를 지나가서 8번 전망대

meatformatic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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